여고생의 첫 월급. 소방관 마음에 꽃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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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북부소방서 금곡 119 안전센터 이한별 구급대원

거리 곳곳에 만개한 벚꽃들을 보노라면 무심코 장범준의 ‘벚꽃 엔딩’을 흥얼거리며 옛 추억에 잠기게 하는 봄, 필자는 북부소방서 금곡119안전센터에서 구급업무를 맡고 있는 4년차 구급대원 이한별입니다.

 때는 지난 7일(토) 늦은 저녁 구급출동 후 돌아와 금곡119안전센터에 구급차를 주차하는데 안전센터 앞을 서성이고 있는 한 여학생을 보게 되었습니다.

필자는 혹시 모를 도움이 필요해서인지 아니면 용무가 있을지 몰라서 사무실로 안내하며 학생에게 무슨 일이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그 학생은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소방관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서야 학생을 보니 손에 들린 간식꾸러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여러 번의 설득 끝에 〇〇고등학교 1학년 권〇〇이라고 자신을 밝힌 학생은 평소 집 앞을 자주 지나가는 소방차를 볼 때마다 고마운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던 중에 이번에 처음으로 아르바이트 일을 해서 받은 돈으로 약소하지만 간식과 음료수를 전해서 소방관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학생의 얘기를 들으니 그 생각이 참 기특하고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린아이의 코 묻은 돈을 탐내는 어른인 것 같은 마음도 들어 학생의 마음만 받겠다고 간식을 극구 사양했으나 소방관에게 고마움을 전하겠다는 학생의 굳은 의지를 꺾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학생이 고마움을 전하고 간 후 직원들과 함께 다과를 나누면서 북구 시민 한 분 한 분의 안전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는 열의를 다졌습니다. 올해 봄 우리 마음 속에 핀 꽃은 시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기사는 부산소방 이야기 11호 28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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