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이지오 인터뷰이_기장소방서 정관119안전센터 소방장 한선민
지난 3월 1일, 기장군 정관읍에 있는 한 여성의원에서 조산아를 치료시설이 있는 병원으로 이송해달라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아기 엄마는 앞서 구급대원들이 해당 여성의원으로 이송했던 임산부.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한 구급상황관리센터와 구급 대원들의 신속하고 정확한 이송이 눈부셨던 출동 당시를 정관119안전센터 한선민 소방장이 회상한다.
Q. 출동 당시의 상황이 어땠나요?
A. 병원에 도착해보니 배뇨장애와 복통으로 내원했었던 산모가 29주 차 조산아를 막 출산한 상태였습니다. 해당 병원에는 조산아 치료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급하게 이송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께 아기를 인계받은 후 상태를 확인하니 몸통은 분홍색이었으나, 손·발끝(사지)이 창백하고 푸른색이었으며, 맥박은 느리고, 울지 않는 데다가 숨을 쉬지 않았습니다. 움직임도 없고 근 긴장도도 약했어요.
심정지로 진행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추가 구급대를 요청했고, 아이 상태 파악 및 처치를 진행하면서 스피커폰으로 구급상황 관리사를 통해 병원 선정을 동시에 시행했습니다. 흡인으로 양수가 제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호흡이 트이지 않아서, 뒤집어 등 두드리기와 같은 자극을 주며 산소투여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그때, ‘에~’하고 약하지만 첫울음을 터뜨려 주었고, 그와 동시에 병원이 선정되었다는 구급상황 관리사의 연락을 받고 바로 출발하였습니다.
저희는 현장에서 팀으로 활동합니다. 이동 동선을 안전하게 확보하며, 이동장비를 준비하고 산소 공급, 환자 모니터링 장비 확보, 보호자 수배 및 인적 사항 파악 등 일사분란하게 본인들의 역할을 수행해주는 팀원이 있습니다. 사이렌 소리에 길을 내어주는 시민분들과 환자 받을 준비를 해주시는 병원 의료진들도 그 순간만큼은 한 팀이라고 여깁니다. 물론 이번 출동에서 가장 중요한 팀장은 우리 아기, 뿡뿡이(태명)였죠.
Q. 현장에서 ‘아프가 점수’를 통해 아기의 상태를 파악하셨습니다. ‘아프가 점수’가 무엇인가요?
A. 아프가 점수란, 출생 직후 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빠르고 간단한 검사 방법입니다. 출생 1분, 5분, 10분 후의 신생아 피부색, 맥박, 반사 및 과민성, 근 긴장도, 호흡 5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검사하여 항목 당 0~12점으로 채점, 합산합니다. 10점이 만점으로 7~9점을 정상 범주로 간주합니다.

Q. 119종합상황실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신속한 병원 선정으로 빠르게 이송하셨습니다. 현장에서 활동하고 계신 구급대원들에게 ‘구급상황관리센터’란 어떤 존재인가요?
A. 병원 선정에 있어 시시각각 변하는 병원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 있어 현장 대원의 한계점은 분명 존재합니다. 결국은 시간 싸움이거든요. 현장에 같이 있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구급상황관리센터 동료들은 저희 구급대원들에게 무엇보다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Q. 조산아 치료 시설이 모든 병원에 있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주로 어떠한 병원에서 운영되고 있나요?
A. 조산아마다 다르겠지만 계면활성제가 충분하지 않은 시기에는 인공호흡기 적용이 가능한 신생아 중환자실이 수배되어야 합니다. 분만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분만실이 있으면서 조산아 케어가 가능한, 둘 다 가능한 병원을 선정해야 하는데요. 이조차 불가능할 시 분만 후 바로 조산아 처치를 할 수 있는 병원이 수배되어야 합니다. ‘뿡뿡이’의 경우는 후자였습니다.
부산 내의 병원 중 응급 분만실이 있는 곳은 ‘고신대병원’, ‘동아대병원’, ‘인제대백병원(개금, 해운대)’, ‘성모병원’, ‘좋은문화병원’, ‘일신기독병원’ 등이 있습니다. 이 중 응급실 소아 진료가 가능한 곳은 ‘동아대병원’, ‘성모병원’, ‘좋은문화병원’, ‘부산대병원’, ‘좋은삼선병원’, ‘대동병원’, ‘해운대백병원’ 등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보통 일반인들이 떠올리는 큰 병원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Q. 출동 이후 표창을 수여받으셨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표창으로 기운을 북돋아 주신 김재현 기장소방서장님께 감사드립니다. 현장에서 이어지는 감동 스토리는 꽤 많습니다. 관련하여 추후 이런 수범 사례 발굴과 포상에도 계속 자원을 허락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신을 믿습니다.
“한 명 더 살리자”라는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 명 더” 그리고 또 “한 명 더”. 언젠가 시간이 흘러 저에게도 마지막 호흡이 코끝에 걸리는 순간이 오겠죠. 그때 제가 믿는 신이라는 존재에게 잘했다고 칭찬받고 싶습니다.
당신이 허락한 소방관이라는 자리에서 열심히 하다가 이제야 왔다고, 한 생애 잘 살다가 왔다고 웃으면서 떠나고 싶습니다.
*이 기사는 부산소방 이야기 11호 8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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